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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의 정치 통합과 독일화 현상, 역사적 아이러니

      날짜 : 2011. 11. 29  글쓴이 : Joosarang

      조회수 : 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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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상 이런 얘기를 폴란드 외무 장관은 없었다. 그러나 내가 처음으로 하려한다. 나는 독일이 가지고 있는 힘보다 그들의 무능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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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폴란드의 외무 장관이 유럽문제에 관한 해결책을 논의하면서 공개석상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유럽문제에 관한 그의 해결책은 역시 유럽 공동 채권 발행과 재정정책의 통합이었습니다. 그가 내놓은 해결책은, 블로그에서 여러번 밝혔듯이, 독일의 정치인들만 거부하고 있고, 독일 밖의 대부분의 정치/경제학자가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생각하고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새로울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제가 관심을 가진 부분은 그가 밝힌 폴란드인이 느끼는 독일에 관한 두려움입니다. 폴란드는 독일의 나찌 세력들에게 가장 심하게 핍박을 받은 민족이고 국가이므로, 항상 독일의 팽창을 가장 경계한 나라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찌가 궁극적으로 얻고자 했던 목표가 유럽의 정치적 통합과 유럽의 독일화였다는 점에서, 경제적으로는 단일 통화와 재정의 통합을 폭력을 이용해 이루려 했다고 있을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지금은 독일이 아닌 나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독일에게 일을 진행하도록 강요하고 있고, 독일이 그것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수수께끼의 열쇠는 역시 경제적인 이유에서 찾아질 있습니다. 나찌의 경우 유럽 통합에 드는 모든 비용을 폭력을 통해 다른 나라에서 뽑아내며 통합을 이루려 했고, 지금의 독일은 비용을 자신들이 치뤄야 하는 상황에 몰리면서, 결사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정치적으로는 개별국가의 주권 (主權, sovereignty) 존속 여부가 상황을 다르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나찌 하에서 개별 국가의 주권은 모두 말살되었지만, 지금의 유럽은 개별국가의 주권이 유지 되는 하에서, 재정이 통합되는 형태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소련이 지향했던 연방제와 같은 정치 형태를 - 유럽연방 (United States of Europe) 국가들이 구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 연방제이기는 하지만, 주가 독립된 국가로서의 주권행사를 수는 없다는 점에서 유럽이 지향하고 있는 모습과는 다르고, 소련의 경우는 결국은 연방이 붕괴되었습니다. 영국의 경우 여전히 개별국가가 있는 상태에서 여왕 밑의 왕국이 정의되어 있기는 하지만, 상징적인 의미에 그치는 형태입니다. 그렇다면 유일하게 성공한 연방제는 미국뿐인데, 이는 개별국가의 주권이 사라진 형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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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궁금해 하는 부분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만일,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독일이 각국이 요구하는 유럽공동채권 발행에 동의한 후 독일이 요구하고 있는 강력한 재정 통합이 이루어진다면, 장기적으로 유럽 개별 국가의 주권은 어떻게 바뀌어 갈 것인가에 있습니다. 국가의 주권에 관한 정의를 생각하다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영토의 보존일 터인데, 유럽의 경우 유럽 단일 통화의 성립을 통해 서로의 전쟁을 피하고 하나의 경제 단위와 영토를 지향한 것이기 때문에 유럽에서 영토 주권의 의미가 약해지게 됩니다. 또한 재정 통합이 이루어지는 경우 일종의 유럽 대통령이 필요하게 되고, 아마도 장기적으로는 유럽 전체의 직접 선거를 통해 정부를 구성하는 노력을 하게 될 것이므로, 유럽 대통령을 선거를 통해 뽑는다는 의미에서 국민 주권은 유지가 된다고 볼 수 있으나, 개별 국가의 틀을 뛰어넘는 선거가 되므로, 여기서 국민이 지칭하는 범위가 무엇인지가 애매하게 됩니다. , 제 생각으로는 유럽공동채권 발행과 국가 재정의 통합은 느슨한 유럽내의 국가의 경계를 더욱 느슨하게 만들어서, 개별 국가 단위의 주권의 개념을 희미하게 만들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글로벌시대에 개별국가의 주권이 정확히 어떻게 개인의 자유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지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폴란드인들이 수 많은 목숨을 희생해가면 지켜온 국민주권이 최근 유럽연합에 들어온 폴란드인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선뜻 답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여기서 제기되는 또 다른 문제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독일이 본인들의 강력한 힘을 이용하여 국가 통합의 과정에서 현재 가지고 있는 주도권을 계속 유지하려는 노력을 할 것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언뜻 당연해 보이는 이 문제가 실은 폴란드를 포함한 다른 국가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지난번 유럽 중앙은행장 선임과정에서도 볼 수 있듯이 현재 유럽은 독일의 승인 없이는 아무런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습니다. 독일은 이와 같은 힘을 경제/사회/정치의 여러 분야에서 이용하려 노력할 터인데, 이는 자연스럽게 어떤 계급과 같은 틀이 생기는 것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 독일은 여러 분야에서 리더의 위치를 독식하게 되어 유럽 내에서 게르만이 커다란 국가 범위 내에서 탑 클래스를 차지하게 되고, 다음이 프랑스인 이런 식으로 사회의 계급이 형성되는 것으로 이어질 수 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어느 사회나 그런 식의 계층은 생성되게 마련이기는 하지만, 누구나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공평한 기회가 행여 국가가 사라진 상태에서 민족 또는 인종이라는 것에 의해 차별을 받는다면, 유럽통합의 수레바퀴는 결국 뒤를 향하면서 움직였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유럽 전체가 경계해야 할 문제가 바로 독일과 유럽 내의 극우파들이 이러한 논리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세를 넓혀가는 데 있습니다. 지금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지 못하고 있는 유럽에 비해 조금 앞서간 얘기를 하게 되었는데, 유럽의 부흥은 참으로 멀고도 먼 길인 듯 합니다.

        저에게 이 문제가 단지 유럽의 문제만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는, 아시아 역시 시장통합 논의가 언젠가는 있을 것인데, 이 경우 우리의 주권과 자유가 역시 같은 논리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아시아의 독일에 해당하는 일본이 이미 오래 전에 대동아 공영권(大東亞共榮圈) 이라는 정치/경제 통합의 논리를 세운 적이 있고, 독일과 마찬가지로 폭력적으로 이를 이루려 시도한 적이 있고, 중국의 지배의 논리는 티벳과의 분쟁에서 보듯이 오늘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시장 통합 논의가 본격적으로 그 궤도에 오르기 전에 우리 내부로부터 이에 대한 논의와 전략의 설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복거일씨의 비명(碑銘)을 찾아서를 다시 한 번 읽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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